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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가 안희정 지사의 선의 발언에 관해 집중 인터뷰로 들여다 보았다. 20일 뉴스룸 대선주사 인터뷰에 출연한 안희정 지사는 손석희 앵커의 거듭된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일요일 부산대에서 있었던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박근혜도 선의를 갖고 정치를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안희정 지사는 해당 발언에 관해 반어법적인 농담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대목을 들어보면 안희정 지사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나열하며 바로 이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하는데 순간 잠깐의 침묵 후에 청중들의 웃음이 이어져 그 분위기만 보면 안희정 지사의 농담이라는 해명을 이해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뒤에 이어지는 발언이 더욱 문제다. 안희정 지사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역시 평창 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라며 시민들의 정서는 물론 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탄핵 정국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뉴스공장 김어준 총수는 오늘 아침 방송에서 안희정의 발언대로라면 세상의 모든 범죄는 과실범 밖에 남지 않는다고 문제 삼았다. 범죄를 얘기할 때 행위자의 의도에 따라 계획범인지 과실범인지가 결정되는데 모두의 선의를 받아주면 과실의 영역만 남게 된다는 말이다. 




손석희 앵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안희정 지사의 선의 발언에 대해 집중 인터뷰를 했는데 안희정 지사는 20세기 지성이 의심하고 분석하는 형태의 지성이었다면 21세기는 통섭의 지성이라며 뜬구름 잡는 철학적 얘기들만 늘어놓았다. 여기에 손석희 앵커는 본인의 의문이 아니라 안희정 지사의 얘기를 들은 시청자와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것이라며 거듭 안희정 지사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끝내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효과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했고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냉담하기 짝이 없다. 사실 안희정 지사의 이러한 정치적 스탠스는 하루 아침에 나타난 게 아니다. 안희정 지사는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파파이스에 출연했을 때도 이제는 진보와 보수가 깃발을 들고 이념 대결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보수를 끌어 안고 가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 해왔다. 


그것을 미루어보면 안희정 지사의 최근 잇단 보수적 발언의 배경은 보수표를 의식한 발언이라기 보다는 안희정 지사 본인의 성향이 보수에 맞닿아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안희정 지사의 발언들은 정치가 안정되고 보수 세력 또한 스스로의 본분에 충실한 상황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보수 세력이라 자처하는 자들이 어떤 자들인가. 보수라는 탈을 쓰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편법과 불법도 자행하는 세력 아니던가. 이런 상황에서 대연정을 얘기하고 보수와의 화해를 얘기하니 시민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안희정 지사는 20%가 넘는 지지율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종편의 띄우기로 부풀려진 지지율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돼 사그라들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안희정 지사는 결국 진보와 보수 양 진영 어디에서도 설 자리를 잃고 말 것이다.


2017/02/21 - [NEWS] - 손석희 안희정 뉴스룸 인터뷰 풀영상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