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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해 박근혜 정부의 문화창조 관련 사업에 관해 증언했다. 여명숙 위원장은 차은택의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의 본부장을 맡았다가 50여 일만에 권고사직당한 후 문화창조 사업에 관해 비판하는 비망록으로 화제가 됐던 인물. 


여명숙 위원장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취임해 업무를 하는 도중 불합리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예산이 1300억이었는데 본인이 4월에 취임한 후 남은 예산은 97억 정도밖에 안 됐다고 한다. 차은택이 1월부터 3월 사이에 1200억의 예산을 집행하고 나갔다는 것이다. 


여명숙 위원장은 차은택과 업무 관련으로 설전을 벌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사업안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공연 위주로만 짜여져 있던 것이 이해가 안 됐다는 얘기다. 공연 위주의 사업으로 6개월 안에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차은택에게 물었더니 차은택은 자신이 아는 가수들을 출연시키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여명숙 위원장이 느꼈던 가장 큰 문제점은 1200억의 예산을 집행하는데 결재라인이나 영수증 내역도 없이 예산이 집행됐다는 것이다. 기획안도 없이 한 페이지짜리 아이디어만으로 큰 금액의 예산이 집행되기도 했고 청소나 데스크 근무 파견직 인력을 공급하는 용역 업체에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진 예산이 집행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여명숙 위원장은 이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미래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에게 얘기를 했는데 미래부 장관은 심각한 사안이니 다른 곳에도 보고를 해야겠다고 해찌만 문화부 장관은 직원들이 위축돼 일을 못하니까 너무 문제 삼지 말라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추후 더 세부적인 내용을 전하자 김종적 문화부 장관은 감사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그 후 여명숙 위원장에게 돌아온 것은 취임 50여일 만의 사직 통보였다. 사직 통보 당시 여명숙 위원장이 묻자 대통령 지시로 내려오게 되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차은택을 앉혀놓고 1300억 예산을 마음대로 착복하다 여명숙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하자 대통령이 직접 사임 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명숙 위원장이 밝힌 내용 중 흥미로운 대목은 국정원 직원에 관한 얘기다. 여명숙 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고민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면서 전부터 알고 지내던 국정원 관계자에게 얘길했다고 한다. 해당 국정원 관계자는 전부터 부산 지역에서 기관장들의 애로 사항을 잘 들어주고 하던 사람이라 해당 사안에 관해 얘기하고 차은택과 문화부 장관 등과 만났던 얘기들을 세부적으로 정리해 전달했다고 한다. 


여명숙 위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고 내부에 보고했던 해당 국정원 관계자는 그 일이 있은 후 바로 앙골라 내전 지역으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권력 핵심의 치부를 건드린 결과로 보복성 전보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출처 - 정관용의 시사자키


여명숙 위원장이 잠시 후 재개될 최순실 국정 관련 청문회에서 어떤 내용을 더 밝힐지 기대된다. 


한편 여명숙 위원장은 이화여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 대우교수 역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언어정보연구소 박사 후 과정 등을 거친 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