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내 경차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기아 모닝의 신형 디자인이 공개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모닝 후속은 2004년 데뷔 후 햇수로 무려 8년 만의 모델 체인지이기 때문에
경차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큰 관심이 집중된 상태였습니다.
특히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판매하고 있는 지엠대우는 노심초사 모닝 신형의 발표를 기다렸을 겁니다.
지엠대우는 뒤늦게 1000cc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해
잃어버린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8년이나 묵은 모닝에 비해
안전성과 주행성능 등에서 월등히 앞서는데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한 번도 모닝을 앞서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신형 모닝의 등장을 지켜봐야 했으니 긴장을 안할 수 없었겠죠.
그런데 신형 모닝의 발표 후 지엠대우 관계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형 모닝의 디자인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모닝입니다.
최근 기아차의 진취적이고 매력적인 디자인 경향에 찬물을 끼얹는
안일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아의 유럽 현지 전략 차종인 벤가입니다.
유럽 현지에서만 생산 판매하는 모델이기에 국내 소비자들에겐 생소한 차량인데,
벤가를 보면 신형 모닝의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이
벤가에서 그대로 따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야 요즘의 패밀리 룩 경향에 비추어 보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모닝이 벤가의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범퍼의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에서 과한 욕심을 부렸다는 겁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헤드라이트와 그릴의 디자인과 과감한 범퍼 쪽과 전혀 조화롭지가 않습니다.
벤가의 깔끔한 범퍼 라인과 비교해보면 신형 모닝의 부조화스러운 디자인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컨셉의 충돌도 엿보입니다. 모닝의 전면 인테이크 홀을 보면 현대차의 패밀리 룩인
헥사곤 그릴의 컨셉이 보입니다.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후 매우 효과적으로 패밀리 룩의
완성을 가져왔던 기아 자동차가 뜬금없이 현대의 헥사곤 그릴을 차용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도저히 8년 만의 신차라고는 볼 수 없는
안일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모닝이 출시된 지 7년이나 지난 모델이면서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크게 앞설 수 있었던 이유 중엔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차 고유의
귀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한 디자인의 영향이 컸던 게 실입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경차답지 않게 남성적인 컨셉의 디자인이죠.
마크리가 여성적인 이미지의 핑크 칼라를 출시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사실은
그동안 마크리가 여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닝이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를 버리고 어설프게 과감한 디장인을 채용했으니
향후 경차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